연준, 연내 1회 금리인상 시사
美연말물가전망 2.7%→3.6%
위원 절반인 9명 "연내 인상"
3월엔 12명 인하 전망서 급변
시장선 "9월 인상 확률 62%"
美10년물 국채금리 4.5% 육박
트럼프는 "인상 믿기 어렵다"
17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 데뷔한 케빈 워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강력한 물가 안정 의지를 밝히자 매파 성향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과거 양적완화에 반대하며 연준 이사를 중도 사퇴했던 이력이 의장으로 복귀하면서 되살아났다는 관측이다. 이날 워시 의장은 "우리가 마땅히 해야 할 물가 안정 임무를 완벽히 달성해 낼 때 미국 국민은 지난 5년 동안 자신들의 삶을 고달프게 짓눌렀던 인플레이션이라는 잔인한 고통이 백미러 너머 과거의 역사로 완전히 사라졌음을 체감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고용에 대해선 "연준은 현재 미국의 노동시장이 대단히 안정적이라고 판단한다"며 "고용 데이터는 매우 올바르고 좋은 방향으로 전진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연준의 이중 책무인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 중 물가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FOMC 위원들 역시 고물가에 대응하기 위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의견이 기울었다. 총 19명 중 절반인 9명의 위원들이 기준금리 중간값을 지금보다 높은 3.8%로 전망했다. 연내 0.25%포인트 인상이 3명, 0.50%포인트 인상이 5명, 0.75%포인트 인상이 1명이었다. 금리 동결은 8명, 0.25%포인트 인하는 1명이었다. 지난 3월 점도표에서 연내 금리 인상을 예상한 위원은 없었고 인하를 전망한 위원이 12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정반대로 바뀐 것이다.
워시 의장은 "절반은 대내외적 변화를 감안할 때 기준금리를 지금 수준으로 묶어두거나 오히려 낮춰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나머지 절반의 위원들은 당장 금리를 위로 올려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날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성장과 고용은 지난 3월 전망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물가는 전쟁발 유가 충격을 반영해 대폭 상향됐다. 올해 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을 종전 2.7%에서 3.6%로 올린 것이다. 성장률은 2.4%에서 2.2%로 낮췄고 실업률은 4.4%에서 4.3%로 하향했다.
국제유가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합의로 최근 배럴당 70달러대까지 하락했지만 전쟁 여파에 한때 120달러 안팎까지 치솟은 후유증으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여전한 상황이다. 이미 올해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보다 4.2% 상승하며 2023년 4월(4.9%) 이후 3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을 만큼 물가 상승 압력은 위험 수위까지 올라섰다. 워시 의장은 "고용과 물가 사이에 잔인한 양자택일이 존재한다고 믿지 않으며, 필립스 곡선의 낡은 패러다임을 믿지 않는다"면서 "연준 본연의 임무를 정확하게 수행하면 강력한 경제성장과 낮은 물가, 그리고 탄탄한 고용이 얼마든지 공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해 말까지 우리는 정책의 형태와 실질 모두에서 물가 안정을 확실히 달성해 전광판에 선명한 승리의 점수를 새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시 의장이 사실상 '인플레 파이터'로서의 면모를 보이자 이날 미국 금융시장은 요동쳤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미 국채금리는 0.17%포인트 급등한 4.21%를 기록했고, 10년물 국채금리도 0.07%포인트 오른 4.49%로 다시 4.5% 육박했다. 클로디아 삼 뉴센추리어드바이저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시장 반응은 점도표가 예상보다 훨씬 매파적으로 나온 데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당장 오는 7월부터 0.25%포인트 인상 확률이 28%로 올라섰고 9월 인상 가능성은 62%, 10월 72%, 12월은 85%에 달할 정도로 급등했다. 12월 인상 확률은 한때 99%로 치솟기도 했다.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 인터뷰에서 "올해 1분기만 해도 많은 이들이 워시 의장에게 기대했던 완화적 통화정책은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금리 인상 가능성 고조에 대해 "그럴 수 있지만 믿기는 어렵다. 금리 인상은 경제를 침체시킬 뿐"이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지금 연준에 아주 좋은 사람이 있다"며 워시 의장을 겨냥해 또다시 금리 인하 압박을 가했다. 워시 의장은 이날 회견에서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과 대화를 나눈 적 있느냐는 질문에 "할 말이 없다"고 답변을 피했다.
[뉴욕 임성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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