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내란 수사 실패 논란' 사과…"독립수사기관 위상 재정립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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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은 17일 오전 경기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공수처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뉴스1

오동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취임 1주년을 맞은 17일 오전 경기 과천 정부청사에서 열린 공수처 출입기자단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마친 후 자리로 향하고 있다. 뉴스1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그간의 수사 한계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검사 정원 확대 등 조직 개편에 나선다. ‘3대 특검’과의 공조 체계도 본격 가동해 독립 수사기관으로서의 위상을 확립하겠다는 방침이다.

'수사력 논란' 사과…정원 확대 등 공수처 정상화 추진

오동운 공수처장은 1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민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송구하다”며 ‘12·3 내란 수사’ 과정에서 제기된 공수처 수사력 논란에 대해 사과했다.공수처를 둘러싼 '수사력 논란'을 간접적으로 인정하고 사과에 나선 것이다.

공수처는 ‘12·3 비상계엄’ 사건과 관련해 내란 및 직권남용 혐의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을 신청하면서, 관할 법원인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아닌 서부지방법원에 먼저 청구했다가 기각되는 등 형사소송 절차상 혼선을 빚었다. 지난 1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도 수차례 시도했으나 끝내 무산됐다. 오 처장은 “가능한 모든 인력을 투입했지만 조직이 작아 효능감을 주지 못했을 수 있다”며 수사력의 한계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이어 그는 공수처의 구조적 제약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설립 당시 권고안은 검사 50명, 임기 6년 체제였지만 실제로는 정원 25명, 임기 3년으로 출범했다”며 “현재 검사는 21명에 불과해 인력 부족이 수사의 질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검사 정원을 50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공수처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며, 공수처 정상화를 위한 입법 필요성도 강조했다. 공수처는 이달 중 인사심의위원회를 열고 미충원 검사 4명에 대한 추가 선발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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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특검’에 수사 인력 파견…"정치 중립 지킬것"

공수처는 이날 ‘3대 특검’과(내란·김건희·해병대원)의 협조 방침도 공식화했다. 오 처장은 “특검의 요청에 따라 수사 인력을 파견할 예정”이라며 “특히 순직 해병 사건은 공수처가 주도적으로 수사해온 사안으로 기존 수사진을 중심으로 파견하겠다”고 밝혔다.

정치적 편향 논란에 대한 입장도 나왔다. 오 처장은 “전 정권과 현 정부 양쪽 모두에서 고발 사건이 접수된 상황에서 공수처가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유지할 수 있는지 시험받고 있다”며 “수사 성과도 중요하지만 독립 수사기관으로서의 위상을 지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이 발의한 ‘국가수사위원회’ 설치 법안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해당 법안은 국무총리 직속 국가수사위원회가 공수처, 중대범죄수사청, 국가수사본부의 수사 관할을 조정하는 구조다. 오 처장은 “공수처는 대통령의 지시로부터도 독립돼 있다고 법에 명시돼 있는 만큼, 이 법안은 공수처의 독립성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사권 조정이라는 큰 틀에서 변화는 가능하지만, 공수처의 위상과 독립성은 반드시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희원 기자 to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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