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투자 늘릴 산업 관심
미쓰이 E&S 1달새 20% 껑충
총리 선출이란 정치 이벤트와 정책 기대감이 일본 증시 랠리를 이끄는 가운데, 한국 투자자들에게서도 이를 반영한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정책 테마 흐름에 따라 첨단기술, 방위산업 등 분야로 자금 유입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4일부터 21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일본 증시 종목 상위 25개 중에서 13개(52%)는 다카이치 사나에 신임 일본 총리가 내세우는 ‘경제안보 강화’와 ‘첨단기술 투자 확대’ 기조의 산업군에 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전고체전지, 인공지능(AI), 방산, 조선, 양자컴퓨팅 등이 대표적이다.
해당 기간 국내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어드반테스트(4위), 소프트뱅크(7위), 키옥시아(8위), 레이저텍(13위), 미쓰이E&S(10위), 도요타자동차(14위), 소니(15위), 미쓰이광산(23위), 스미토모전기(24위), 미쓰비시전기(25위) 등이 이름을 올렸다.
모두 반도체·전고체전지·AI·조선·방산·양자 컴퓨팅 등 일본 정부가 중점 육성 대상으로 명시한 산업과 직접 연관된 기업들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4일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경제안보 강화와 기술강국 실현을 핵심 목표로 제시하며 “AI, 반도체, 에너지, 핵융합, 방위 등 전략 산업에 있어 대담한 투자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다카이치 총리는 방위력 강화를 강조하고 있는데 미쓰이E&S, 미쓰비시중공업 등 국내 투자자들이 집중 매수한 주요 방산주의 경우 이날까지 최근 한 달간 주가 상승률이 20%에 육박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오는 28일 일본 도쿄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첫 회담을 하고 방위력 강화 방안, 국방비 증액 등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방위산업에 대한 기대감이 매수세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더불어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증시 투자도 최근 6개월간 매도 우위였다가 이달 들어 매수 우위세가 나타나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다카이치 내각의 경제안보·기술투자 정책은 일본의 산업 패러다임 전환을 겨냥한 장기 전략”이라며 “한국 투자자들도 이를 빠르게 포착해 정책 수혜 기대주로 분류되는 종목군에 베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5만 고지를 목전에 둔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지수)는 다카이치 총리가 지난 4일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이후 약 2주 동안 빠르게 상승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재정확대와 금융완화를 주장하는 다카이치 총리가 일본은행의 금리 인상을 막을 것이란 기대가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