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용성 기자] 코스피가 단기간에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코스피가 연일 고점을 경신하고 있어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감과 함께 과열을 우려한 ‘역 베팅’ 수요도 동시에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2일 코스콤 ETF 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ETF는 ‘KODEX 200 선물 인버스 2X’로 총 1946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반면 순매수 2위에는 상승에 베팅하는 ‘KODEX 200’ ETF가 이름을 올렸다. 개인들은 한 주간 해당 ETF를 1736억원 규모를 사들였다. 시장 내부에서 ‘단기 급등 피로감’과 ‘추세 지속 기대감’이 맞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이 투자자 간 엇갈린 시각은 최근 코스피의 급등세와 동반된 변동성 확대 때문이다. 한국형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날 30.62를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20.94)에 비해 약 46% 상승한 수준이다. VKOSPI는 코스피200 옵션 가격을 기반으로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주식시장의 미래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로, 시장의 불안정성을 반영한다.
특히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 등 대형 반도체주 중심으로 코스피가 급등하는 과정에서 개별 종목에 대한 변동성 역시 함께 커지고 있다. 10월 한 달 동안 삼성전자는 약 16%, SK하이닉스는 37% 가까이 오르며 시장을 주도했다.
코스피가 소수의 종목에만 의존해 오른 만큼, 대형주 중심의 변동성 확대를 경계해야 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삼성증권 분석 자료에 따르면 현재의 변동성을 기준으로 삼성전자는 일별 최대 12조원, SK하이닉스는 11조원 규모의 시가총액 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대형주 중심의 변동성 확대를 경계하며 리스크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지수 상승이 폭넓게 확산하기보다는 소수 대형주의 과도한 매수세에 의해 주도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VKOSPI가 30%를 넘는 수준은 투자 위험이 높아져 경계가 필요한 구간으로 본다”며 “이번 10월 변동성 반등은 하락에 대한 두려움보다도, 단기 급등세 이후 상방 리스크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그는 “주식시장의 레벨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변동성지수가 상승하고 주요종목의 가격변동성이 증폭되는 양상”이라며 “특히 소수 대형주의 가격변동성이 증폭된 점은 위험관리 측면에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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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다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