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우건설, ‘부실 논란’ 무궁화신탁 지분 매각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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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대우건설(047040)이 보유 중인 무궁화신탁 지분 매각에 나선다. 해당 지분에 적용된 동반매도권을 행사해, 대주주인 오창석 무궁화신탁 회장과 함께 잠재적 인수자에게 지분을 넘긴다는 계획이다. 무궁화신탁이 부실자산 논란을 겪으며 기업 가치가 크게 훼손된 만큼 대우건설은 이번 매각을 통해 투자금 회수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전경.(사진=대우건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무궁화신탁 지분 매각을 위해 다수의 전략적 투자자(SI) 및 재무적투자자(FI)와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르면 5월 말께 협상을 마무리하고, 동반매도권을 행사해 오 회장과 함께 무궁화신탁 지분 매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대우건설이 무궁화신탁에 지분 투자를 단행한 지 약 2년 만의 일이다.

대우건설은 지난 2023년 100억원을 투자해 무궁화신탁 주식 7만7840주(2.2%)를 취득했다. 해당 지분은 오 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구주 물량이다. 해당 지분 인수 당시 대우건설은 오 회장에게 지분을 재매각 할 수 있는 풋옵션과 제 3자에 동반으로 매도할 수 있는 태그얼롱(Tag-along)을 부여 받았다.

대우건설의 투자금 회수 여부는 오 회장이 지분 매각 과정에서 얼마나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할지가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실제 시장에서는 무궁화신탁 매각 작업이 늦어지는 것과 관련해 오 회장이 주식담보대출과 양도세 등을 고려해 너무 높은 가격을 부른 것이 원인이라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무궁화신탁이 부실자산 논란과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가치가 크게 훼손된 만큼 높은 가격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보유 자산의 부실화로 신탁사 사업 경쟁력의 핵심인 대외 신인도가 저하되면서 영향력 유지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는 대우건설이 제한적인 시너지 등을 이유로 지분 매각에 나선 배경이기도 하다.

부동산 신탁사에게 대외 신인도는 핵심 경쟁력으로 꼽힌다. 사업자로부터 자산을 맡아 운용하거나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만큼 시장에서의 신뢰와 평판이 사업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만약 대외신인도가 낮을 경우 부동산 개발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수주, 금융권과의 협업 등에 있어 참여 자체가 어렵거나 불리한 조건을 감수해야 할 수 있다.

무궁화신탁은 고금리 기조 장기화와 자산 구조조정 지연 여파로 부실 자산 규모가 급속도로 불어나면서 지난해 금융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명령을 받았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무궁화신탁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69%로 경영개선명령 기준인 100%에 크게 못 미쳤다.

이 여파로 대우건설 역시 무궁화신탁 지분에 대해 1년 만에 10% 이상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의 무궁화신탁에 대한 지분법 평가액은 85억원으로 직전 분기 100억원 대비 15% 이상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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