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딱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상이기에 더욱 가치있고 의미 있는 게 바로 신인상이다. 이제 막 무대에 진입한 신인들을 통해 리그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기에 이들을 격려하고 독려하는 한편, 새로운 선수를 소개하는 역할을 하는 게 바로 신인상이다. 그러기 때문에 단지 잘했다는 보상 이상의 의미를 지닌 상으로, 선수의 커리어 전환점, 리그의 미래를 비추는 거울 그리고 스포츠 문화 속에서 꿈과 가능성을 상징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시즌 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거포 김태관(충남도청)이 전체 1순위로 지명되며 일찌감치 신인상을 예고했다. 2순위로 지명된 차혜성(하남시청)과 3순위 이주승(SK호크스 센터백) 등이 초반 바람을 일으키며 각축전을 벌였지만, 2개월 늦은 지난 1월에 김태관이 등장하면서 그야말로 신인상을 평정했다. 그만큼 김태관의 활약이 돋보였고 존재감이 컸던 2024-25시즌 신한 SOL페이 핸드볼 H리그였다.
결과론적으로는 김태관의 독무대였지만, 이번 시즌은 다른 시즌에 비해 유독 신인들 기용이 활발했다. 시즌 초반부터 팀마다 신인들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면서 신인왕 경쟁이 치열하기도 했다.
김태관은 모교인 한국체육대학교의 규정 때문에 시즌 초반 뛸 수 없었다. 그래서 11경기가 끝난 1월에야 팀에 합류하며 얼굴을 내밀 수 있었다. 이미 시즌의 44%를 소화한 상태였기에 신인상은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남은 14경기 만으로도 김태관이 왜 신인 드래프트 1순위였는지를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김태관은 첫 경기 하남시청과의 경기에서 5골을 넣으며 존재감을 과시하더니 두 번째 상무 피닉스를 상대로 8골, 세 번째 인천도시공사와의 경기에서는 4골 등 출전하는 경기마다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하며 일찌감치 신인왕을 예약했다. 시즌 초반 신드롬을 일으킬 정도로 강력한 활약을 펼치던 차혜성의 이름을 지우는 데 단 세 경기면 충분했다.
김태관은 14경기에 출전해 87골을 넣었는데 전매특허인 시원시원한 중거리 슛만으로 66골을 넣었다. 김태관은 경기당 6.21골을 넣었는데 이는 박광순(하남시청), 오황제(충남도청)에 이은 3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그뿐만 아니라 김태관은 큰 키를 이용해 중앙 수비에 가담하면서 12개의 스틸과 15개의 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공격과 수비가 가능한 대형 루키의 탄생을 알렸다.
당연히 신인왕을 거머쥔 김태관은 리그가 끝나고 국가대표에 소집돼 지난 21일 열린 한일전에서도 8골을 넣으며 최다 득점을 기록하고 경기 MVP로 선정됐다. 데뷔 시즌에 대한민국 남자 핸드볼의 주축 선수로 우뚝 섰다.
김태관은 지난 4월 신인상을 받은 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팀원들이 받을 수 있게 많이 도와줬고, 감독님과 코치님께서도 기회를 많이 주신 덕분에 더 많은 것을 보여줄 수 있었다”며 “H리그에서 뛸 수 있었다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고, 앞으로 더 많은 경기를 통해 제 진가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김태관의 독주로 끝났지만, 시즌 초반은 차혜성(하남시청 센터백, 라이트백)이 주도했다. 양손잡이라는 걸 최대한 활용해 상대를 교란하는 현란한 개인기를 선보이며 리그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차혜성은 35골에 35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돌파로 10골, 중거리에서 9골, 7미터와 속공으로 6골씩, 6미터에서 4골을 넣는 등 다양한 위치와 다양한 슛을 구사했다.
이주승(SK호크스 센터백)도 신인다운 패기를 선보이며 인상적인 시즌을 보냈다. 이주승은 24골에 6개의 도움을 기록했는데 중거리에서 19골을 기록할 정도로 강한 어깨를 자랑했다.
이 밖에도 김도원(두산 라이트백)이 16골에 도움 7개를 기록했고, 변서준(SK호크스 레프트백)이 15골, 박지원(SK호크스 피벗)이 10골, 박주니(인천도시공사 라이트백)가 10골, 김기유(인천도시공사 레프트윙)가 10골, 이민호(하남시청 골키퍼)가 30세이브를 기록하며 데뷔 무대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알렸다.
[김용필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