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선관위 부실관리 논란… 투표용지 외부 반출, 용지 든채 밥먹고와 투표도

21 hours ago 4

[대선 D-4]
신촌 투표소 30∼40명 밖에 대기시켜… 신분 추가확인 않고 투표하게 해
국힘 “소쿠리 투표 이은 밥그릇 투표”
선관위 “관리부실 책임 통감” 사과
민주 “부산서 유권자 실어나르기”

21대 대통령을 뽑는 6·3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외부로 반출돼 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손에 쥐고 있다. 매일경제 제공

21대 대통령을 뽑는 6·3 대선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외부로 반출돼 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손에 쥐고 있다. 매일경제 제공
제21대 대통령선거 사전투표 첫날인 29일 서울 신촌의 한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용지 30∼40장이 투표소 외부로 반출되는 일이 벌어졌다. 투표소 내 대기 공간이 부족해 투표용지를 받은 사람들을 1시간가량 건물 밖에서 대기시킨 것. 이 중 일부는 투표용지를 들고 식당에서 식사까지 하고 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소쿠리 투표’에 이은 ‘밥그릇 투표’”라는 비판이 나왔다. 김용빈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은 “사전투표 과정에서 관리 부실이 있었다. 국민 여러분의 상식적인 선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다. 전문가들은 기표용지 관리 실패가 선거 신뢰도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부터 낮 12시까지 약 1시간 동안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사전투표소에서 투표자 30∼40명이 본인 확인을 거치고 투표용지를 수령한 뒤 투표소를 이탈했다. 기표 대기줄이 길어진 탓에 대기줄이 투표소 밖까지 이어진 것. 이 과정에서 일부 유권자는 투표용지를 들고 사진을 촬영하는가 하면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하고 오기도 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날 오전 해당 투표소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사전투표를 해서 인원이 많이 몰렸다”며 “상황을 인지한 뒤 외부 대기를 중단시키고 기표대를 6개에서 13개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표 마감 결과 반출된 투표지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했다.

정치권에선 관리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쏟아졌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경기 과천 중앙선관위 청사를 찾아 투표용지 반출 관련 진상조사를 촉구했다. 박성훈 선대위 대변인은 논평에서 “대리투표를 포함한 각종 부정행위로 이어질 수 있는 명백한 선거 관리 실패”라고 했다. 같은 당 배현진 의원은 “소쿠리 투표도 모자라 이번엔 밥그릇 투표냐”고 했다.

투표용지를 들고 외부로 나갔다 온 투표자에 대해 추가로 신분증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부정선거론자에게 빌미를 심어주는 일이 생겨 유감이다.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감시와 감독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선관위는 반출에 고의성이 없는 만큼 법적 조치는 취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김 사무총장은 “투표소 현장 사무인력의 잘못도 모두 선관위의 책임”이라고 사과했다.

이날 부산에선 ‘유권자 실어 나르기’ 의혹도 나왔다. 민주당 부산선대위는 “부산진구 내 특정 시설에서 승합차를 이용해 고령 유권자를 투표소로 이동시키고 있다는 제보를 받아 선관위에 신고했다”고 했다. 선관위는 “사실 관계를 확인 중”이라고 했다. 민주당 신현영 선대위 대변인은 또 서면브리핑에서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과 김두겸 울산시장, 서동욱 남구청장이 활짝 웃으며 함께 투표하는 황당한 상황이 연출됐다”고 비판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사진을 찍은 것만으로는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
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