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개 ‘스폿’ 칼군무에 심사위원 전원 “예스”

4 days ago 7

현대차의 보스턴다이내믹스 로봇
‘아메리카 갓 탤런트’ 무대 특별출연
음악 맞춰 몸 흔들며 관객 사로잡아
“지능형 로봇 가능성 시연” 평가 나와

10일(현지 시간) 방영된 미국 NBC ‘아메리카 갓 탤런트(AGT)’ 무대에서 현대자동차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폿’이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이날 스폿은 심사위원들 만장일치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유튜브 화면 캡처

10일(현지 시간) 방영된 미국 NBC ‘아메리카 갓 탤런트(AGT)’ 무대에서 현대자동차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 ‘스폿’이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이날 스폿은 심사위원들 만장일치로 다음 라운드에 진출했다. 유튜브 화면 캡처
10일(현지 시간) 방송된 미국 NBC의 인기 예능 프로그램 ‘아메리카 갓 탤런트(AGT)’ 무대에 특별한 출연자들이 등장했다. 현대자동차의 로봇 계열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사족보행 로봇개 ‘스폿’ 5대가 그 주인공이었다.

무대 위로 영국 록밴드 퀸의 히트곡 ‘돈트 스톱 미 나우(Don‘t Stop Me Now)’가 흘러나오자 로봇들은 일제히 몸을 흔들며 칼군무를 펼쳤다. 서로 모였다가 흩어지고, 좌우로 리듬감 있게 움직이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특히 로봇개의 머리 부분이 가사에 맞춰 립싱크를 하는 듯한 동작을 구현해 주목받았다.

하지만 돌발 상황도 발생했다. 35초간 이어진 완벽한 군무 도중 갑작스럽게 로봇 한 대가 멈춰 앉았다. 나머지 4대는 침착하게 남은 1분여 공연을 마무리했고, 관객들은 열광적인 환호와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어진 심사평 시간, 보스턴다이내믹스 연구원이 무대에 등장하자 한 심사위원이 멈춰 선 로봇을 가리키며 “고칠 수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연구원은 “물론이다. 보스턴다이내믹스에는 ‘만들고, 부수고, 고친다’라는 철학이 있다”고 답했다. 그 순간 마치 연구원의 말에 반응하듯 주저앉아 있던 스폿이 일어서더니 못다 한 춤을 이어갔다. 관객석에서는 더욱 큰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한 심사위원은 “이런 광경은 처음”이라고 했다. 4명의 심사위원 모두 “예스(Yes)”를 외치며 극찬했다. 심사위원 3명 이상에게 ‘예스’를 받아야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데 만장일치로 통과한 것이다. 한 심사위원은 “오히려 로봇 한 대가 멈춘 것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 이런 고난도 퍼포먼스가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보여줄 수 있었기 때문”이라며 기술적 완성도를 높이 평가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는 “춤추는 동작에 특화한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매끄럽고 감정적인 동작을 구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무대를 두고 단순한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미래 산업현장에서 인간과 협업할 지능형 로봇의 가능성을 보여준 의미 있는 시연이란 업계 평가도 나온다. 현대차는 휴머노이드 이족보행 로봇 ‘아틀라스’를 이르면 올해 말 완성차 생산 현장에 투입할 예정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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