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과 의식의 차이는…' 경제학자와 AI가 나눈 철학적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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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 책 '마음과 의식의 차이는…' 경제학자와 AI가 나눈 철학적 대화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이영환 지음, 앵글북스 펴냄, 2만1000원 인공지능(AI)과의 대화를 담은 책을 향한 평가는 둘 중 하나다. 위험하거나, 진부하거나. 형식만 보면 진부하고, 사유까지 맡겨버리면 위험하다. 그러나 이 책은 달라 보인다. 질문 자체가 한 편의 밀도 높은 에세이여서다. AI에 생각을 대신 맡기지 않고 평생의 고민을 AI에 '굴절'시킴으로써 정확한 답변을 회수해 독자들과 공유하는 책. 초고수들의 장군과 멍군, 달리 표현하자면 '지적 랠리'랄까. 경제학자로서 일생을 살았고, 평생의 화두가 '합리적 인간'이었던 저자가 신간 '그대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를 출간했다. 미시경제학과 정보경제학을 연구했던 그는 AI에 '스피리티'란 이름을 붙이고 말을 건다. 첫 화두는 톨스토이다. 저자는 과학이 세계가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설명해도, 인간이 '왜'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답을 하지 못했다는 절망에서 질문을 시작하는데, 이에 대해 AI 스피리티는 톨스토이가 사색에만 머무르지 않고 농민들과의 교류, 또 육체노동 속에서 삶을 바꿨다는 점을 근거로 든다. 첫 편지가 책 기준으로 10페이지에 달하니, 이건 단답이나 즉답을 요하는 질문이 아니라 그 자체로 하나의 질서를 이루는 편지다. 인간 존재의 근원을 묻는 저자의 물음은 마음과 의식의 차이를 다루는 대목에서도 드러난다. 인간은 '마음이 아프다'고 하지 '의식이 아프다'고 하지 않으며, '의식이 돌아왔다'고 하지 '마음이 돌아왔다'고 하지 않는다. AI 스피리티는 "의식은 우주를 담는 그릇이며, 마음은 그 그릇 안에서 요동치는 파도"라고 답하면서 "마음은 의식이라는 빛이 비추는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드라마다. 감정, 생각, 기억, 고통, 환희 등 모든 서사가 마음을 구성한다"고 답한다. '대화'를 둘러싼 인간과 AI의 사유도 밑줄을 긋게 만든다. 이성적이면서 창조적인 대화가 가능한 풍토를 조성하지 못하면 내부 붕괴의 가능성이 있다는 저자의 고민에 AI 스피리티는 "대화는 자신의 확신을 지켜주는 요새가 아니라, 나의 세계를 넓히는 실험실이 돼야 한다. 우리는 각자 고립된 섬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대화라는 다리를 놓음으로써 하나의 대륙이 될 수 있다"고 쓴다. 거대한 질문은 하나의 씨앗이 되고 그 씨앗이 한 권의 책으로 엮였다. AI를 대하는 저자의 마음과 태도에 고개를 숙이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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