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인천힘찬종합병원 신장내과 이지은 센터장
우리 몸의 ‘필터 공장’이라 불리는 신장(콩팥)은 노폐물을 걸러내고 체내 수분, 염분, 전해질, 산-염기 균형을 조절해 주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러한 신장의 기능이 3개월 이상 지속해서 저하되면 만성신부전으로 진단한다.
신장이 망가지는 동안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거의 없어 알아차리기가 어렵지만, 말기신부전으로 진행되면 투석이나 신장 이식을 해야 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만성신부전 환자 수는 2014년에 15만7583명에서 2023년 32만6736명으로 10년 사이 2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만성신부전은 단순한 신장 기능 저하를 넘어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을 동반하며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과 삶의 질을 심각하게 위협한다. 따라서 신장 기능 관리뿐만 아니라 동반되는 여러 건강 문제를 포괄적으로 고려하는 통합적인 접근이 필수다. 또한 각 환자의 특성과 상황을 깊이 이해하고 다학제 협진을 통해 최적의 치료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도 장기간 치료와 함께 적절한 식이요법과 생활 습관 개선이 필요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인내가 필요하다. 인천힘찬종합병원 신장내과 이지은 센터장을 만나 만성신부전 치료에서 중요한 부분에 대해 알아봤다.-만성신부전 환자 치료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이 있다면?
“환자와 신뢰를 쌓는 것이다. 신장내과를 찾는 환자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투석 환자는 장기간 꾸준한 치료가 필요하므로 주치의와 신뢰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투석 전 단계부터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쌓아온 신뢰를 기반으로 신장 기능이 4단계로 악화해 투석을 준비해야 할 시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환자가 투석을 시작하도록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환자는 부작용이나 기타 여러 가지 이유로 투석을 꺼린다. 특히 고령의 환자는 투석을 완강하게 거부하는 경우가 많아 상당한 설득의 시간이 필요하다. 이때 환자와의 돈독한 신뢰 관계가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
-투석 환자는 다른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을 텐데….
“투석 환자는 여러 다양한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신장 질환뿐만 아니라 동반된 건강 문제를 종합적으로 치료하고 약물 관리를 받도록 하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다른 지병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환자에게 필요한 약물을 신중하게 처방해야 한다. 이를 위해 심포지엄이나 학술대회에 꾸준히 참석해 최신 지견과 치료 경향을 업데이트하고 진료에 반영하려고 노력한다. 최신 의학 논문을 꾸준히 참고해 환자에게 적합하다고 판단되면 약물 처방 시 신약을 고려하기도 한다.”
“신장질환 환자는 여러 질환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에 의료진의 협진이 중요하다. 환자에게 맞는 최선의 치료 방법을 고민하고 우선순위를 정해 맞춤형 치료 계획을 수립한다.
현재 내분비내과, 순환기내과의 협진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관련된 다른 진료과와도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투석 치료 이외에도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치료와 투석만큼이나 식이요법을 포함한 평소 생활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어떤 음식을 어떻게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보다 전문적인 지식을 쌓아 환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현재 식품 영양학 학위를 취득하기 위해 공부 중이다. 더불어 투석 치료의 편의성을 높이는 것도 숙제다. 투석 환자의 불편함을 최소화하기 위해 인조 혈관 이식술이나 혈관과 관련 최신 지견을 꾸준히 연구하며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투석 받을 수 있는 방법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의료진이 전문성을 갖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환자에게 신뢰를 주고 오랫동안 함께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돕는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다. 환자가 병원을 옮기는 주된 이유 중 하나가 이러한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질환이나 치료 방향에 대해 환자의 눈높이에 맞춰 이해하기 쉽게 상세히 설명하는 등 라포(Rapport)를 형성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도 환자들이 불편함 없이 최적의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쉼 없이 공부해 나갈 것이다.”
최해진 기자 haeha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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