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불청객' 꽃가루 알레르기, 코 분무제로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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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온이 높아지면 꽃가루 알레르기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증가한다. 알레르기 환자는 꽃가루 탓에 재채기, 콧물, 눈 가려움증 등을 호소한다. 일부는 급성 알레르기 반응인 중증 아나필락시스 등을 겪기도 한다.

'봄철 불청객' 꽃가루 알레르기, 코 분무제로 개선

23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알레르기로 국내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는 연간 1500만 명에 이른다. 많은 사람이 알레르기로 고통받고 있다는 의미다. 알레르기는 인체가 해롭지 않은 외부 물질을 위험한 물질로 착각해 면역세포가 이를 제거하기 위해 염증을 일으키며 발생하는 질환이다. 환절기 공기 중에 떠다니는 꽃가루는 몸에 들어가더라도 해롭지 않다. 일부 사람의 면역계는 꽃가루를 기생충이나 세균처럼 해롭고 위험한 물질로 착각한다. 꽃가루가 코에 들어오면 면역 시스템이 비상 전시 상태로 돌입해 과잉 방어하면서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난다.

꽃가루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주범은 나무다. 자작나무, 산나무 꽃가루가 주요 원인이다. 소나무 꽃가루는 알레르기를 잘 일으키지는 않는다. 개나리, 벚꽃 등도 마찬가지다. 봄에는 오전에 나무 꽃가루가 많이 날린다. 눅눅하고 습도가 높은 날보다 건조하고 따뜻한 날 꽃가루가 공중으로 더 많이 날린다.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가 화창하고 따뜻한 날에 더 큰 고통을 호소하는 이유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 따르면 국내 꽃가루 알레르기 환자의 42%는 꽃가루-식품 알레르기 증후군을 호소했다. 꽃가루와 구조적으로 비슷한 생과일이나 생채소를 먹을 때 음식이 닿는 부위인 입술, 입 안, 입천장, 혀 등에 가려움증 등을 호소한다. 이들 부위가 붓는 일도 흔하다. 봄에 흔한 자작나무나 참나무 꽃가루에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는 사과, 복숭아, 키위, 자두, 호두, 땅콩, 밤, 대추, 토란, 배, 체리, 수박, 잣, 살구, 멜론, 파인애플, 토마토 순으로 가렵거나 붓는 증상을 자주 호소한다.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으면 생과일이나 채소 섭취에도 주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특정한 음식을 먹은 뒤 입술이나 목 안이 붓고 가려운 느낌이 든다면 해당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알레르기 증상이 의심되면 전문가와 상담해 피부 반응 검사나 혈액 검사 등을 하는 게 좋다. 이를 통해 어떤 음식을 먹을 때 알레르기 증상을 보이는지 등을 파악해야 한다. 후두부종이나 아나필락시스처럼 생명을 위협하는 급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꽃가루나 식품 알레르기 환자의 8.9%는 아나필락시스 등을 호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와 상의해 자가 주사용 에피네프린 등 비상약을 갖고 다니는 게 좋다.

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꽃가루 알레르기를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꽃가루가 날리는 시기엔 외출을 삼가고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외출 후 손과 얼굴을 씻고 샤워하는 것도 중요하다. 생활 습관만으로 호전되지 않는다면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도 도움이 된다. 약국에서 쉽게 살 수 있는 비강 수축제는 막힌 코를 뚫어주는 스프레이다. 약물성 비염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5일 이상 연속으로 쓰면 좋지 않다. 병원에서 처방하는 코에 뿌리는 스테로이드제 분무제는 오래 써도 안전하다. 권혁수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처방용 분무제는 두 살짜리 아기한테도 효과가 있고, 30년 넘게 매일 써도 안전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며 “증상이 없을 때도 꾸준히 뿌리는 게 좋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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