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도에서 발생한 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 사고 당시 마지막 장면을 촬영한 10대 소년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카메라를 든 17세 소년의 영상은, 현재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핵심 증거로 떠올랐다.
17일(현지시간) 인도매체 인디아 투데이에 따르면, 17세 아리얀 아사리는 지난 12일, 아버지의 집을 방문했다. 공항과 사고 지점 사이에 위치한 아파트에 도착한 그는, 머리 위로 낮게 날아가는 비행기를 보고 흥미를 느껴 옥상으로 올라갔다.
아리얀은 여동생, 친구 라지 싱과 함께 옥상에 올라 휴대전화 카메라로 여객기를 촬영하기 시작했다. 그는 “비행기가 너무 가까이 지나가길래, 친구들에게 보여주려고 영상 찍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가 포착한 건 단순한 비행 장면이 아니었다. 아리얀은 “비행기가 아래로 내려가길래 착륙하려는 줄 알았다. 그런데 갑자기 불꽃이 올라오더니, 곧 폭발했다. 너무 무서웠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가 촬영한 여객기는 런던행 에어인디아 AI 171편 보잉 787-8기종으로, 이륙 후 채 1분도 되지 않아 추락, 탑승자 242명 중 241명이 사망했다. 지상에서도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 이후 아리얀은 자신이 촬영한 영상이 단순한 ‘비행기 영상’이 아니라 추락 직전의 실제 영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는 “뉴스를 보고 내가 그 장면을 찍었다는 걸 알았을 때 충격이 밀려왔다”며 “그날 밤 한숨도 못 잤다”고 말했다.
가족에 따르면 아리얀은 사고 이후 심한 트라우마 증상을 보이고 있으며, 이후 “비행기는 다시는 타지 않겠다”고 말할 정도로 정신적으로 큰 충격을 받은 상태다.
경찰은 지난 14일 영상이 사고 원인 조사에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아리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일각에서 “소년이 체포됐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지만, 현지 경찰은 단순 진술 확보 차원이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지난 12일 오후 1시 38분쯤 아메다바드 사르다르 발라바이 파텔 국제공항에서 영국 런던으로 출발한 AI171편 여객기는 이륙한 지 30초 만에 추락했다. 이 사고로 해당 여객기에 타고 있던 승객 230명과 기장·승무원 12명 등 총 242명 중 241명이 사망하고 승객 1명만 기적적으로 살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