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이란전에 ‘트럼프 만세’ ‘2조 벌 듯’… 정유사들의 추한 짬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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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미국-이란 전쟁 발발 직후 SK에너지·HD현대오일뱅크·GS칼텍스·에쓰오일 등 정유 4사가 조직적으로 담합해 부당한 이득을 취한 사실이 검찰 수사로 드러났다. 이들 정유사는 2024년 7월부터 상호 가격 정보를 공유해 왔고, 그 담합을 통해 최소 14조2000억 원어치의 석유를 판매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한국석유공사의 가격정보사이트인 오피넷에 따르면 2월 28일 이란전 발발 당일 1690원대였던 전국 주유소 휘발유 평균 가격은 5일 만에 1800원을 넘었다. 당시 정유사들은 상당한 양의 원유를 비축해 둔 상태라 단기간에 가격을 올릴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시장 점유율이 높은 SK에너지와 HD현대오일뱅크부터 주유소 공급 가격을 L당 30∼40원씩 먼저 인상했고 이어 GS칼텍스와 에쓰오일도 따라 올렸다. 이들이 가격 정보 담당자를 두고 상대 회사의 석유 제품 가격을 알아내고 가격을 합의했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그 과정에서 임직원들이 단톡방에서 나눈 대화도 충격적이다. 이들은 ‘올해 2조 벌 듯’, ‘전쟁으로 먹고사는 회사’, ‘트럼프 만세’ 등 대화를 나누며 전쟁이라는 국가적 위기를 도외시한 채, 마치 한몫 잡을 기회가 온 것처럼 탐욕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정유사들은 담합으로 손쉽게 돈을 버는 한편, 주유소에는 불공정한 거래를 강요했다. 정유사들은 자사와 계약한 주유소가 판매하는 석유 전량을 자사로부터만 구입하도록 묶어 두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공급 가격도, 월말 정산 가격도 임의로 정해 납품했다. 정유사 임직원들은 이를 거부하는 주유소에 대해 ‘소송으로 골탕 먹이겠다’며 대응을 논의하기도 했다. 생활비 부담을 겪는 소비자에게 고유가의 고통을 전가하고 영세 주유소에는 갑질도 서슴지 않은 것이다.

HD현대오일뱅크와 GS칼텍스는 공정거래위원회 현장 조사를 앞두고 사내 메신저 대화를 삭제하는 등 증거를 인멸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 산업통상부가 석유 가격 조사에 나서자 인상액보다 낮춰 허위 보고한 것도 수사 중에 확인됐다. 담합으로 폭리를 취하고는 수사를 교란하며 책임을 회피하려 한 것이다. 거대 정유사들이 사회적 책임은커녕 정부와 소비자를 기만하고 비상식적으로 이윤만 탐한 데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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