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재우의 야구 직관]‘감’에 맡긴 챌린지, 승부를 놓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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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LG 김현수 선수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고 있다.
동아일보DB

2024년 KT 위즈와 LG 트윈스의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LG 김현수 선수가 비디오 판독을 요청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송재우 스포츠 해설가

송재우 스포츠 해설가
야구 비디오 판독 시스템은 2008년 8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처음 도입됐다. 당시 판독 시스템이 적용된 분야는 타구의 파울·페어 여부, 홈런인지 펜스를 맞고 나온 공인지, 관중의 방해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하는 정도였다. 현재는 그 범위가 많이 확대돼 베이스에서의 세이프·아웃은 물론이고 주루나 수비 방해 여부 등도 포함된다.

감독이 비디오 판독을 요청할 수 있는 챌린지 시스템은 2014년부터 적용됐다. KBO리그에는 2014년 후반기 ‘심판 합의 판정’이란 이름으로 비디오 판독 제도가 처음 소개됐다. 다만 출발할 때부터 비디오 판독 헤드쿼터를 뉴욕에서 운용한 MLB와는 달리 KBO는 2017년부터 비디오 판독 센터를 가동했다.

흥미로운 점은 MLB와 KBO리그는 챌린지를 하는 분위기부터 다르다는 것이다. MLB는 더그아웃 뒤에 비디오룸이 있어 필요한 경우 인터폰으로 연락해 판정이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챌린지를 신청한다. 반면 KBO에는 이런 시스템이 없기 때문에 감(感)에 의존한다. 해당 플레이에 관여한 선수들이 직접 더그아웃을 향해 양손으로 사각형을 그리는 제스처를 취하며 챌린지를 요청하는 식이다. 이 경우 감독은 거의 예외 없이 심판에게 판독을 요청한다. 당사자인 선수가 가장 잘 알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렇다면 실제 판정이 뒤집히는 확률은 얼마나 될까.

AP통신에 따르면 챌린지 제도 도입 이후 MLB에서 판정이 번복된 비율은 48.5∼50.2% 수준이다. 마이애미 말린스나 워싱턴 내셔널스 같은 팀은 성공률이 무려 74∼75%에 달한다. 반면 LA 에인절스나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같은 팀은 29∼33%에 그쳤다. 선수의 감에 의존하는 KBO리그의 챌린지 성공률은 이보다 훨씬 낮다. 프로야구 통계 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2026년 KBO리그 챌린지 성공률은 이달 1일 기준 30.7%에 불과하다. 한화 이글스가 35.7%로 가장 높았고, KIA 타이거즈는 23.2%로 가장 낮았다.

비디오룸까지 갖추고 있는 MLB에서 판정이 번복되는 비율이 절반 정도에 그치는 가장 큰 이유는 시간 제한 때문이다. 감독은 플레이가 끝난 후 즉시 챌린지를 요청해야 하고, 그 이후 딱 15초의 시간 내에 정식 요청을 결정해야 한다. 반면 KBO리그는 플레이에 관여한 선수의 판단이 절대적이다.

하지만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지는 플레이에서 선수가 정확한 판단을 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인간의 뇌란 원래 본인에게 유리하게 해석하도록 만들어졌다고 하지 않는가. 감독들은 선수들이 나름의 확신에 차 챌린지를 요청하면 받아줄 수밖에 없다고 한다. 이를 받아주지 않으면 선수들이 섭섭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경기당 챌린지 기회는 단 2번뿐이고, 모두 성공하면 한 차례 더 추가된다. 이 때문에 경기 초반 기회를 허무하게 허비한 뒤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챌린지를 써보지 못하는 경우도 꽤 많다.

챌린지 시스템은 스포츠의 공정성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해 왔다. 이제 KBO리그도 비디오룸 등 시스템을 갖춰 각 팀의 챌린지 성공률을 높이고, 판정의 공정성과 경기의 흥미를 함께 끌어올리면 어떨까.

송재우 스포츠 해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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