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화장품 ODM(제조업자개발생산) 기업 코스맥스가 17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곱슬머리 시장 공략에 나섰다. 글로벌 원료사와 손 잡고 곱슬머리에 특화된 신소재를 개발하고, 유럽·미국 시장에 출시할 계획이다.
코스맥스는 지난 16일 글로벌 기능성 소재 기업 사이언스코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고 21일 밝혔다. 1863년 벨기에에서 설립된 사이언스코는 자동차·항공기 부품, 화장품 등 다방면의 원료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화장품에선 식물 유래 모발 컨디셔닝 원료 등을 생산한다.
직모가 대부분인 한국 및 동아시아와 달리, 미국은 인구의 50%, 중남미는 75%가 곱슬머리다. 특히 악성곱슬인 흑인들은 머리가 쉽게 끊어지고, 두피 상태가 악화하는 문제를 앓는 사람이 많다. 사이언스코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곱슬머리 시장 규모는 120억달러(약 17조원)로, 연평균 5~10%씩 성장하고 있다.
코스맥스는 이번 MOU를 계기로 사이언스코와 서구권 내 다인종 모발에 대한 공동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에 곱슬머리 전용 샴푸와 헤어 에센스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중장기적으로는 코스맥스만의 독점 원료도 개발할 예정이다.
곱슬머리의 모발과 두피 유형 세분화에도 나선다. 곱슬머리는 꼬임 정도에 따라 모발 관리 난이도가 달라진다. 곱슬모에 일반 제품을 사용할 경우 모발 엉킴이나 손상 문제가 악화하고, 두피 상태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코스맥스는 모발 및 두피 상태를 크게 12가지 유형으로 나눠 각 유형에 특화된 제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최경 코스맥스 대표는 "모발 관리는 전체 화장품 시장의 20%를 차지할 정도로 중요도가 높은 시장"이라며 "다양한 지역과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혁신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