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을 미국으로 밀수출해 온 중국 조직이 일본에 거점을 두고 활동했던 정황이 포착됐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6일 보도했다.
펜타닐 거래와 관련된 핵심 인물이 일본에 법인을 등기하고 최소한 지난해 7월까지 펜타닐 집배송과 자금관리를 지시했다는 것이다.
닛케이에 따르면 중국 국적으로 추정되는 이 인물은 일본 나고야 소재 법인 ‘FIRSKY 주식회사’의 주주이자 대표다. 그리고 FIRSKY는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화학제품 업체 ‘후베이 아마벨 바이오테크’(이하 아마벨)와 인적·물적으로 연결돼 있는 사실상 동일조직이라는 점이 확인됐다.
FIRSKY는 일본에서 전문 사이트를 개설해 아마벨의 마약을 판매했고 대금은 가상화폐로 거래했다.
아마벨 간부들은 미국에 펜타닐 원료를 불법 반입한 혐의로 지난 1월 미국 뉴욕 연방법원에서 유죄 평결을 받았다. FIRSKY는 아마벨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이던 작년 7월 갑자기 청산됐다.
미국 당국은 이번 사안의 핵심이 되는 이 인물을 쫓고 있지만, 아직 행방을 알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유럽 조사기관 벨링캣의 검증 결과 “아마벨과 FIRSKY는 같은 조직이라고 할 수 있다”는 분석 결과를 받았다고 전했다.
또 이 신문은 “지금까지 일본은 펜타닐 거래와 관계가 있다는 지적을 받지 않았는데, 유통 경로 중 한 곳이었다면 형세가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일본이 미중 대립을 부른 펜타닐 위기의 최전선이었을 수 있고 (미중) 무역전쟁 등 마찰을 낳은 문제가 일본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고 해설했다.
펜타닐 남용은 미국에서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올랐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펜타닐 유입을 문제 삼아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에 20∼25%의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