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뜨고 컴공 주춤? ‘AI 유망학과’ 택한다고 미래 열리진 않는다[맹성현의 AI시대 생존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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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어떤 전공 택하나 코딩 대신하는 AI에 유망학과 흔들… 철학과 졸업장도 일자리 보장 못해 현장선 기술-윤리 아우를 인재 요구… 美굴지기업들, 학위보다 역량 평가 짝짓기 전공 선택해 판단력 키우고… 진로 틀 기회 확보하는 게 더 값져 7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27수시대학입학정보 박람회 모습. 동아일보DB 맹성현 KAIST 명예교수·효성 AI융합연구원장 《‘밥 굶는 과’로 불리던 철학과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2027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에서 서울대 철학과는 9명 모집에 139명이 몰려 15.4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고려대와 연세대에서도 철학과는 인문계열 경쟁률 상위권에 올랐다. 반면 서울대 컴퓨터공학부 수시 경쟁률은 2023학년도 8.86 대 1에서 2027학년도 4.67 대 1로 내려앉았다.》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역전이다. 이 변화의 중심에 인공지능(AI)이 있다. AI가 코딩마저 대신하면서 ‘유망 학과’의 지도가 흔들리고, 학생들은 AI로 쉽게 대체되지 못할 무언가를 찾아 나섰다. 최근 철학과의 강세는 AI가 바꿔놓은 진로 지형을 보여주는 한 지표다. 여기에는 로스쿨 진학에 유리한 전공을 찾는 현실적 계산도 섞여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기저에는 AI 시대에 무엇을 배워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에 대한 불안과 고민이 읽힌다. 철학과의 강세를 ‘신뢰할 만한 AI’를 만들려면 철학이 필요해졌다는 뜻으로 해석하는 이도 있다. 물론 그렇게 볼 근거는 충분하다. 대규모언어모델(LLM)은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한 뒤 어떤 답이 더 바람직한지에 대한 인간의 평가를 보상 삼아 다시 훈련된다. 그럴듯한 오류를 지어내고 사용자에게 아첨하며 편향된 판단을 내리기 쉬운 구조다. 이러한 과정에서 무엇을 학습 데이터로 고를지, 어떤 답에 보상을 줄지, 어떤 원칙을 헌법처럼 따르게 할지를 정하는 모든 단계에는 윤리적 판단이 필요하다. 안전하고 유용한 AI를 만드는 것은 기술인 동시에 가치의 문제다. AI를 완성한 뒤 ‘레드팀’(조직 내부에서 반대 입장을 내는 역할을 하는 팀)이 허점을 찾아내는 검증도 필요하다. 그러나 그때는 개발자들의 가치 판단이 이미 모델 깊숙이 새겨진 뒤다. 처음부터 올바른 가치를 심는 것이 더 근본적인 길이다. AI를 만들고 훈련하는 엔지니어가 길러질 때부터 윤리를 함께 익혀야 하는 이유다. 미국 하버드대는 철학자가 컴퓨터과학 수업에 직접 참여해 윤리적 추론을 가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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