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이 짓는 실버타운 어떨까…롯데·신라 '도전장' [집코노미-집 100세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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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기장군 오시리아의 'VL 라우어' 조감도./한경DB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의 'VL 라우어' 조감도./한경DB

호텔에 버금가는 시니어타운이 속속 들어서는 가운데 실제 5성급 호텔을 운영해온 호텔업계가 시니어 레지던스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선 초고령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시니어를 대상으로 한 실버산업이 급성장하자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고 있다. 호텔업의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와 운영 노하우를 앞세워 액티브 시니어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VL 라우어, VL르웨스트 입주 앞둬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곳은 롯데그룹 계열사인 롯데호텔앤리조트다. 2022년 프리미엄 시니어 주거 브랜드 ‘VL’을 선보였다. 호텔식 컨시어지(편의), 하우스키핑, 맞춤식단 등 고급 서비스를 접목한 주거 공간이다. 지난 2월 준공된 부산 기장군 오시리아의 'VL 라우어'가 국내 최초로 특급호텔이 론칭한 시니어 레지던스다. 일반적인 실버타운과 달리 실제 특급 호텔인 롯데호텔이 론칭해 분양 당시부터 관심을 모았다. 롯데호텔이 50년간 축적한 호스피탈리티 서비스 노하우를 주거 영역에 접목해 고급·전문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VL라우어'가 들어서는 오시리아 관광단지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일대의 새로운 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총사업비는 9144억원이다. 테마파크와 아쿠아월드, 호텔, 복합쇼핑몰, 골프장 등이 들어선다. 'VL라우어'는 호텔식 서비스를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컨시어지(편의) 서비스, 청소·정리수납 등 하우스키핑 서비스, 건강 상태에 따라 구성되는 호텔 셰프의 맞춤식단 등 호텔식 서비스를 모두 누릴 수 있다.

오는 10월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짓는 ‘VL 르웨스트’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지하 6층~지상 15층, 전용 51~149㎡ 총 810실로 이뤄졌다. 상위 1%를 목표로 만든 하이엔드 시니어 레지던스로,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전용면적 97㎡ 기준 보증금과 월 임대료는 각각 10억원, 200만원에 이른다. 그런데도 높은 계약률을 보이며 중산층 시니어 주거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고령자용 임대주택인 ‘실버스테이’(개념도)./한경DB

고령자용 임대주택인 ‘실버스테이’(개념도)./한경DB

◆특급 호텔, 잇따라 신규 사업 검토
호텔신라, 파르나스호텔, 조선호텔앤리조트 등 내로라하는 국내 주요 호텔업체도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호텔신라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사업목적에 ‘종합휴양업’, ‘노인주거·여가복지 설치 운영사업’을 추가했다.

신세계그룹의 계열사인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 고령층 대상 신규 서비스 전담 조직을 신설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개발사인 신세계프라퍼티가 주도적으로 복합 주거 사업을 차세대 전략사업으로 추진 중이다. 신세계프라퍼티는 2023년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향후 10년을 위한 미래 먹거리로 시니어 레지던스 사업을 꼽았다. 그룹사의 핵심 역량인 백화점, 마트, 스타필드, 편의점 등을 주거시설에 결합하는 형태의 복합단지를 계획하고 있다.

국내 5성급 호텔 3곳과 비즈니스호텔 6곳을 운영하는 '파르나스호텔'도 작년 말 사업보고서를 통해 '중장기적으로 당사는 호텔 운영시스템을 기반으로 신규위탁운영 프로퍼티 확대와 더불어 프리미엄 컨시어지 라운지 시장, 시니어 레지던스 시장 등 신규시장으로의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고 명시했다. 이 호텔은 강남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를 각각 1988년, 1999년부터 운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시니어타운 운영에 강점을 보일 것이란 기대를 모은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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