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하니까 즐겨 썼는데…'심장병 사망률' 13%나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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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2025.05.01 19:17 수정2025.05.01 19:17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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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스틱을 부드럽고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프탈레이트(DEHP)가 심장병 사망률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9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대 그로스먼 의대·랑곤헬스 리어나도 트라산데 교수팀은 연간(2018년 기준) 35만 6000건 이상의 심장병 사망이 DEHP 노출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를 의학 저널 랜싯 e바이오메디신(Lancet eBiomedicine)에 발표했다.

DEHP(디에틸헥실프탈레이트; 이하 프탈레이트)는 PVC(폴리염화비닐)같은 플라스틱을 부드럽고 유연하게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가소제로 의료 용구나 고무호스 같은 제품뿐만 아니라 화장품과 의류나 샴푸, 비누 등 개인 위생용품에도 사용된다.

인체에 쉽게 노출되는 성분이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건강 연구는 이전에도 있었다. 앞선 연구에서는 프탈레이트가 미세입자로 분해돼 체내로 섭취될 경우 비만·당뇨병에서 불임, 암 등 다양한 질환 위험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심장 동맥에서 과도한 면역 반응(염증)을 유발, 심장마비나 뇌졸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2021년 연구에서 프탈레이트 노출이 연간 5만건 이상의 미국 노년층 조기 사망과 관련이 있다고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서 세계 200여개 국가 및 지역의 건강 및 환경 데이터를 사용해 각 지역의 DEHP 노출 수준을 추정하고, 각 지역의 사망률 데이터를 이용해 심혈관 질환 사망과의 연관성을 따져봤다. 그 결과 전 세계 55~64세 사이 심혈관 질환 사망자 중 약 13%가 프탈레이트 노출과 연관된 것으로 나왔다.

특히 사망자는 중동과 아시아 지역에서 다수 나왔다. 중동과 남아시아가 전체의 42%, 동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이 32%를 각각 차지했다. 국가별로는 인도가 10만 3587명으로 가장 많았고, 중국(6만937명)과 인도네시아(1만9761명)가 뒤를 이었는데, 연구팀은 이들 국가에서 주로 플라스틱이 생산되는 한편 규제는 다른 나라보다 약하기 때문이라고 봤다.

교신저자인 트라산데 교수는 "프탈레이트로 인한 심장병 위험 부담은 지역들 사이에 차이가 명확하게 존재한다. 이 연구는 급속한 산업화와 플라스틱 소비가 진행 중인 지역에서 화학물질 노출을 줄이는 조치가 시급함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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