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개별 도시 경쟁 시대가 아닙니다. 광주와 전남이 하나의 경제권으로 움직여야 수도권과 글로벌 시장에 대응할 수 있습니다.”
한상원 광주상공회의소 회장(사진)은 25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광주·전남 경제가 중대한 전환점에 서 있다”며 “가전·철강·석유화학 등 기존 주력산업의 성장세는 둔화하는 반면 인공지능(AI)과 에너지, 미래모빌리티 중심의 새로운 산업 질서는 빠르게 재편되고 있어 지역경제도 미래산업 중심으로 체질을 개선하는 데 속도를 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한 회장은 올해로 취임 3년 차를 맞았다. 그동안 기업하기 좋은 도시 조성, 광주 군 공항 이전 등을 위해 목소리를 내는 한편, 수임 사업 확대 등 광주상의의 경쟁력 강화에 힘썼다.
그는 가장 역점을 둔 현안으로 광주 군공항 이전 문제를 꼽았다. 한 회장은 “군공항 이전은 단순한 군 시설 이전이 아니라 광주의 미래 도시 구조를 새롭게 설계하는 국가적 프로젝트”라며 “광주는 종전부지를 활용해 미래 산업 기반을 구축하고, 전남은 항공산업과 서남권 관문공항 육성 기회를 얻는 상생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종전부지 개발과 관련해 “단순한 아파트 중심 개발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은 뒤 AI·미래모빌리티·에너지 산업과 연계한 첨단기업 집적단지와 연구개발 기능, 문화·관광 인프라를 결합한 복합경제도시 형태로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회장은 “광주는 이미 국가 AI데이터센터와 미래 차 산업 기반을 갖추고 있다”며 “종전부지를 첨단산업과 글로벌 기업이 모이는 혁신 클러스터로 조성한다면 청년 일자리와 지역경제 도약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광주상의는 한 회장 취임 이후 경제단체를 넘어 지역 현안 해결의 조정자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정부·지방자치단체 수임 사업 확대를 통해 관련 예산을 2년여 만에 150% 이상 늘렸고 노동계와의 소통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한 회장은 “상의가 회원사 권익 보호에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기업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으로 연결하고, 지역의 구조적 문제 해결에 적극 참여하는 플랫폼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업 유치와 청년 유출 문제에 대해서는 “결국 핵심은 양질의 일자리”라고 강조했다. 그는 “좋은 기업이 들어와야 협력업체와 연구기관, 인재가 함께 모이는 산업 생태계가 형성된다”며 “산업 대전환과 글로벌 기업 유치를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는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꼽았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신속한 인허가, 우수 인재 확보, 교통 접근성, 정주여건 등이 종합적으로 갖춰져야 한다고 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미래 차 산업 확대에 따라 전력 경쟁력이 핵심 요소로 떠올랐다고 강조했다.
한 회장은 “호남은 전국 최대 수준의 재생에너지 생산지역이지만 수도권과 동일한 전기요금을 부담하고 있다”며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지역 산업에 우선 공급할 수 있는 저비용 전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송배전망은 도로·철도와 같은 국가 핵심 인프라”라며 국가 차원의 재정 투입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오는 7월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관련해서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 회장은 “광주의 AI·미래 차 산업 기반과 전남의 재생에너지·항만·관광 자원을 연계하면 훨씬 강력한 경제 생태계를 조성할 수 있다”며 “행정통합은 산업과 인프라를 하나의 경제권 관점에서 통합 추진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라고 평가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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