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장 '바로문자하랑께'·천원의 동행…주민 삶 바꾼 착한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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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천원국시 10호점이 문을 열자 주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광주시 서구 제공

지난해 6월 천원국시 10호점이 문을 열자 주민들이 줄을 서고 있다. /광주시 서구 제공

광주광역시 서구(구청장 김이강)가 주민 체감형 생활정책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새로운 모델이 되고 있다. 민선 8기 출범 이후 서구는 행정과 복지, 경제 정책을 따로 운영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주민의 일상이라는 하나의 축으로 연결하는 ‘생활정부’ 모델을 구축했다. 소통에서 시작된 변화는 ‘착한도시’라는 공동체 가치로 확장됐고, 다시 골목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며 주민 삶에 실질적인 변화를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같은 성과를 인정받아 서구는 올해 제31회 한국지방자치경영대상에서 최고 영예인 종합대상을 받았다. 민선 8기 들어 세 번째 종합대상이다. 서구 관계자는 “주민 삶 가까이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지방정부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점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소통으로 시작한 생활정부

구청장 '바로문자하랑께'·천원의 동행…주민 삶 바꾼 착한 도시

민선 8기 서구의 출발점은 ‘소통’이었다. 주민이 생활 속 불편을 더욱 쉽고 빠르게 전달할 수 있도록 행정의 문턱을 낮추는 데 집중했다. 대표 사례가 2022년 도입된 구청장 직통 문자창구 ‘바로문자하랑께’다. 주민은 별도 절차 없이 생활민원을 직접 전달할 수 있었고, 행정은 이를 신속하게 처리하며 현장 대응력을 높였다. 단순 민원 처리 창구를 넘어 주민과 행정을 연결하는 생활소통 플랫폼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서구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2023년 ‘생활정부’를 공식 선포했다. 행정의 중심을 구청에서 18개 동 현장으로 옮기고, 동별 특성에 맞는 맞춤형 행정을 추진했다. 동마다 고유 BI(brand identity)를 구축해 지역 정체성을 강화했고, 거점동·연계동 시스템 도입으로 현장 대응 체계도 정비했다.

특히 동 단위 4급 서기관 승진 사례를 만들며 ‘주민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행정이 작동해야 한다’는 철학을 조직 시스템에 반영한 점이 눈길을 끈다. 주민 참여형 공동체 문화도 확대했다. 18개 동 마을합창단 운영은 주민 간 유대감을 높였고, 학교와 아파트 유휴공간을 활용한 공유주차장 사업은 생활밀착형 정책으로 호응을 얻었다.

◇복지와 나눔의 생활화

2024년 서구는 일반 행정에서 쉽게 사용하지 않던 ‘착함’을 도시 운영의 핵심 가치로 내세웠다. ‘착한도시 서구’ 선포를 통해 나눔과 연대, 배려와 신뢰를 도시의 정체성으로 삼고 공동체 회복에 나섰다.

대표 정책은 ‘천원의 동행’ 시리즈다. 천원국시와 천원택시·천원세탁·천원정리수납 등은 복지 사각지대 주민에게 꼭 필요한 서비스를 최소 비용으로 제공해 큰 호응을 얻었다. 적은 예산으로도 주민만족도를 높인 생활밀착형 복지 모델이다.

민관협력 플랫폼인 ‘서구아너스’도 지역 복지의 핵심 축으로 성장했다. 공공 재정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복지 사각지대를 민간 기부와 연대로 보완하는 구조다. 출범 1년6개월 만에 회원 120명, 기부 약정액 45억원을 기록하며 지역사회 참여를 끌어냈다.

나눔과 지역경제를 연결한 ‘착한가게’ 사업도 눈에 띈다. 현재 서구에는 매달 3만원 이상을 기부하는 착한가게만 1678곳이 있다. 이를 통해 조성된 재원은 돌봄이웃 3500명에게 쿠폰 형태로 지원되고, 주민들은 다시 지역 상점에서 이를 사용하면서 나눔과 소비가 동시에 선순환하는 구조를 형성했다.

전국 최초로 시행한 가족돌봄청년수당 역시 새로운 복지 정책 사례로 평가받는다. 가족 돌봄 부담으로 학업과 취업, 사회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청년 문제를 사회적 의제로 끌어올리며 청년 복지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분석이다.

◇골목경제에서 찾은 민생 해법

올해 광주 서구는 그동안 축적한 주민 참여와 현장 행정의 힘을 경제 정책으로 확대했다. 고물가·고금리 장기화로 민생 부담이 커지자 ‘골목경제 활성화’를 구정 1호 과제로 내세웠다.

서구는 상인과 주민, 행정이 함께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역 전역을 골목형상점가로 지정하고 ‘대한민국 골목경제 1번지’를 선언했다. 핵심은 온누리상품권 활용 확대다. 기존 전통시장 중심 사용 구조를 골목상권으로 넓히며 지역 내 소비 흐름을 바꾸기 시작했다.

효과는 빠르게 나타났다. 서구 내 온누리상품권 유통액은 2024년 53억원에서 2025년 916억원으로 17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상인의 94.1%가 매출 증가 효과를 체감했고, 주민은 생활비 절감 효과를 경험했다. 지역 안에서 돈이 돌고 다시 골목상권으로 이어지는 생활경제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광주 서구 관계자는 “소통과 복지, 경제 정책이 각각 따로 움직인 것이 아니라 주민 삶이라는 하나의 목표 아래 연결되면서 변화가 이뤄졌다”며 “앞으로도 주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생활정부 모델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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