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대통령 당무개입 차단”… ‘수직적 당정’에 쫓겨난 이준석 염두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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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D-8]
李, 2022년 국힘 黨대표직서 밀려나
金 “사당화 정치 끝, 즉각 당헌 개정”
40대 총리론 이어 단일화 명분 포석… “우린 한뿌리” 설득 의지 드러내기도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5일 오전 충북 옥천군에 위치한 육영수 여사 생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만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원래 우리는 한뿌리였으니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옥천=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25일 오전 충북 옥천군에 위치한 육영수 여사 생가를 찾아 참배하고 있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해 “여러 각도에서 만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원래 우리는 한뿌리였으니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옥천=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는 25일 “집권여당과 대통령의 관계, 당정관계를 근본적으로 재정립하겠다”며 “기득권 정치, 사당화 정치에 확실한 마침표를 찍겠다”고 밝혔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와의 단일화가 최대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이 후보가 비판해 온 수직적 당정관계 문제를 해결해 단일화할 명분을 제공하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서 사전투표 시작 전날인 28일이 단일화 최종 데드라인으로 거론되는 가운데 김 후보는 이날 “(이 후보와) 여러 각도에서 만날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김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김 후보는 3자 구도로도 승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면서도 “단일화는 국민적 열망이기 때문에 모든 것을 다 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 김문수 “사당화 정치 마침표, 즉각 당헌 개정”

김 후보는 이날 충북 옥천 육영수 여사 생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정협력, 당통분리, 계파불용 3대 원칙을 천명하고 이런 정신을 당헌에 명시하도록 하겠다”며 “당내 선거 및 공천 인사 등 주요 당무에 관해 대통령의 개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을 반드시 포함시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즉각적인 당헌 개정을 위해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전국위원회 소집을 요청해 뒀다”고 덧붙였다. 대선 전에 당정관계 관련 제도 개혁을 마무리짓겠다고 약속한 것. 김 후보는 이후 충남 공주에서 기자들과 만나 “수직적 관계가 지나쳐서 당 자율성이 없어지는 폐해를 반드시 고쳐 나가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는 김 후보가 김 비대위원장이 15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제안한 안을 10일 만에 수용한 것이다. 이 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하기 위한 수순으로 풀이된다. 앞서 22일 이 후보를 염두에 둔 ‘40대 총리론’을 띄운 데 이어 이 후보가 2022년 당 대표직에서 쫓겨나고 결국 탈당한 원인이 된 당정관계를 바로잡겠다고 약속한 것이기 때문. 한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와 단일화 전에 선행돼야 할 당내 개혁 과제를 사실상 다 마무리한 것”이라고 말했다.

● 김문수, 이준석 향해 “원래 우리는 한뿌리”

김 후보는 이날 이 후보를 향한 단일화 설득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김 후보는 “단일화가 언제까지 어떻게 된다고 말씀드릴 수 있는 형편이 안 된다”면서도 “원래 우리가 한뿌리였기 때문에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사전투표(29, 30일) 전날이자 3차 TV토론(27일) 다음 날인 28일을 마지막 단일화 시한으로 보고 있다. 이 후보가 3차 TV토론에서 존재감을 피력한 뒤 단일화에 응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이에 그전까지 김 후보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국민의힘 의원 전원 사과 결의 등 단일화 과정을 매끄럽게 하기 위한 당내 논의가 오가고 있다. 김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김 비대위원장과 안철수 의원 등 많은 분들이 단일화에 나서고 있다”며 “아직 시간이 있어서 후보가 나설 상황은 아니다”라고 했다.

선대위에서는 김 후보와 이 후보의 지지율이 동반 상승하는 추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단일화가 성사되는 것을 베스트 시나리오로 거론하고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결국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파이를 줄이는 게 목표”라며 “그런 추세에서 단일화하면 대세론이 형성될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선대위 관계자는 “우리가 애걸복걸하거나 회유, 협박한다고 될 게 아니라 이 후보 본인이 결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다만 김 후보 측에서는 김 후보와 이준석 후보 중 한 명의 지지율이 하락하면서 단일화가 성사되는 2022년 윤석열-안철수 모델도 거론된다. 선거일이 가까워지면 사표 방지 심리로 두 후보 중 한 명의 지지율이 빠지면서 극적으로 단일화가 성사될 수 있다는 것. 당시 안철수 후보는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하락한 상황에서 사전투표 전날 새벽 윤석열 후보와의 단일화에 전격 합의했다.

조권형 기자 buzz@donga.com
이상헌 기자 dapa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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