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새벽 전남 고흥 밤하늘을 가른 누리호 4호기는 완벽한 궤적을 그려내며 비행을 마쳤다. 예상을 웃도는 성능을 입증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 우주 개발 역사의 새로운 장을 연 순간”이라며 “밤낮없이 힘을 다한 연구진 및 관련 산업 종사자분께 감사와 격려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누리호 비행은 이륙 후 18분25초 만에 종료됐다. 당초 예상한 21분24초보다 3분 가까이 빨랐다. 박종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단장은 “1·2·3단 엔진 모두 연소 성능이 추정치보다 높게 나왔다”고 했다. 인증 단계부터 성능 기준을 보수적으로 잡았기 때문에 실제 엔진 출력은 이보다 높았고 전체 비행 시간이 자연스럽게 짧아졌다는 설명이다.
모든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이날 발사는 0시55분으로 예정돼 있었지만 발사대 압력 센서에 신호 이상이 감지돼 18분 늦춰졌다. 발사를 10분 앞둔 시점에서 문제가 포착된 만큼 긴장감은 극도로 높아졌다.
이번 4차 발사는 3차 발사 후 2년6개월 공백 속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무게가 남다르다. 누리호 고도화 사업 초기 계획에서 4차 발사는 2024년으로 잡혀 있었지만 민간 기업으로 기술 이전을 준비하는 데 시간이 필요해 일정이 1년가량 미뤄졌다. 누리호에는 300개가 넘는 국내 중견·중소기업이 참여했다. 발사 일정이 지연되면 생산라인이 멈추고 인력이 종종 이탈한다. 이번 발사 성공이 단순한 기술적 성과를 넘어 위태롭게 유지돼온 국내 우주 공급망에 다시 숨을 불어넣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누리호가 목표 궤도에 도달한 순간 관제실에서는 비로소 환호가 터져 나왔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는 “3차 발사 이후 긴 공백이 있어 산업 생태계 유지가 쉽지 않았지만 협력업체들이 잘 버텨줬다”며 “차세대 발사체 개발 등 우주 발사 능력 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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