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전력망 비상용 ‘갓길’까지 동원… ‘본차선’ 확충 없인 임시방편

8 hours ago 7

전남 신안군 안좌도에 설치된 96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신안군은 그동안 8차례에 걸쳐 분기마다 주민 1인당 12만∼36만 원씩 태양광발전 이익 배당금을 지급했다. 오른쪽 사진은 안좌면 자라도 주민들이 태양광 이익 배당금을 신청하고 있는 모습. 신안군 제공 정부가 고속도로 ‘갓길’처럼 유사시를 대비해 비워둔 전력망의 여유분까지 최대한 활용해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 공급망을 확충하겠다고 29일 밝혔다. 대규모 장거리 전력망 건설에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우선 기존 망의 운영·접속 기준을 효율적으로 바꿔 재생에너지의 수용 능력을 단기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태양광과 같은 재생에너지는 날씨와 시간에 따라 전력 생산이 들쑥날쑥하다. 재생에너지 생산이 많고 수요가 적은 호남과 같은 지역에서는 전력망 신규 접속이 제한되거나 낮 시간대 출력을 막는 일이 벌어진다고 한다. 전기를 막상 생산해도 쓸 곳이 없어져 버리는 것이다. 정부는 이에 태양광 발전량이 몰린 낮에 유사시 일부 출력을 줄이는 조건으로 접속 제한을 풀어주거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설치해 재생에너지 수용 능력을 높일 방침이다. 전력이 차량이라면 전력망은 고속도로에 해당한다. 정부는 “전력망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고속도로 비상용 갓길 차선’처럼 평상시 비워 두었던 송전용량을 실제 전력 수송에 활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렇게 해서 재생에너지 수용량을 2030년까지 송전 기준 52GW(기가와트), 배전 기준 26GW 확대한다는 것이다. 이번 대책은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에 초점을 맞춘 단기 응급 대책일 뿐이다. 정부가 속도전을 주문하고 있는 메가 프로젝트에 필요한 전력을 24시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반도체 클러스터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을 위해 현재 가동 중인 26기 원전 전체의 생산 규모와 맞먹는 25GW 이상의 전력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한다. 대규모 전력망 없이는 첨단 공장도 무용지물이다. 통상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실어 나르는 초고압 송전 선로를 짓는 데 9년 넘게 걸린다. 문제는 수요 예측 실패로 투자를 축소한 정부의 오판과 일부 주민의 반대, 지방자치단체의 인허가 지연으로 지난 10년간 송전망 확충이 발전 설비의 증가를 따라잡지 못하는 ‘병목 현상’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전력망 병목을 해소하려면 정부와 지자체가 주민을 설득하고 인허가 속도를 내야 한다. 망 투자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어간다. 전기요금 현실화 없이는 2...

Read Entire Artic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