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분쟁의 본질: 무엇이 공정한 잣대인가 [광장 노동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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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분쟁의 본질: 무엇이 공정한 잣대인가 [광장 노동산책]

진창수 법무법인 광장 변호사

입력 : 2026.06.0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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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성과급의 키워드 공정성

최근 직장인들 사이에서 가장 뜨거운 화두는 단연 경영성과급입니다. “역대급 실적을 올렸다는데 왜 내 성과급은 이 모양이지?”, “경쟁사는 성과급 잔치를 여는 것 같은데, 도대체 우리 회사는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는 걸까?” 같은 불만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옵니다.

과거 경영성과급은 성과가 좋으면 보너스 개념으로 얹어주는 시혜쯤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지금 경영성과급을 둘러싼 불만은 다릅니다. 단순히 돈을 더 달라는 요구가 아니라 경영성과급을 계산하는 명확한 방식과 기초 데이터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경쟁사와 비교했을 때 납득할 수 있는 공정한 보상을 해달라는 요구입니다. 일방적으로 결정되어 통보되는 이른바 ‘깜깜이 성과급’에 대한 거부 선언인 셈입니다.

여기서 핵심 키워드는 바로 공정성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공정한 걸까요? 경제학이나 경영학에서는 이를 효율성이나 시장가치로 따지겠지만, 법률 실무에서는 이 해법을 찾기 위해 독특한 두 가지 잣대를 사용합니다. 바로 ‘비교 대상 설정’과 ‘인과관계(기여도) 규명’입니다.

법률 실무에서 바라보는 공정성, 비교 대상과 인과관계

비교 대상 설정은 “누구와 비교할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법에서 말하는 평등은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처우하는 것으로 비교 대상이 무엇인지를 결정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경영성과급이 공정한지 따질 때도 ‘누구를 비교 대상으로 삼을 것인가’에 따라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비교 대상을 너무 좁게 잡아 연령, 학력, 직급, 특정 부서 등 아주 비슷한 사람들끼리만 비교 집단을 묶으면, 회사 입장에서 자의적으로 차등을 두어도 “조건이 다르니 합리적 차별이다”라며 정당화하기 쉬워집니다. 반면에 동종 업계 근로자 전체를 비교 집단으로 넓게 잡으면 어떨까요? 개별 회사가 처한 특수한 경영 환경이나 위기 상황을 무시한 채 ‘무조건 경쟁사가 주는 만큼 줘야 한다’는 식의 획일적 평등이 지배하게 됩니다. 이 역시 또 다른 불공정을 낳을 수 있습니다. 결국 개별 회사의 특수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 합리적인 비교의 대상을 어디까지로 획정하느냐가 노사 갈등을 푸는 첫 번째 열쇠가 될 수 있습니다.

[제미나이]

[제미나이]

인과관계는 “직원의 노력이 경영실적에 얼마나 기여했나”의 문제입니다. 비교는 본질적으로 상대평가이므로 근로자의 노력과 성과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합니다. 그래서 법률 실무에서는 인과관계, 달리 말하면 기여도를 살펴봅니다.

엄격한 기준으로 보면 직원의 노력과 회사의 경영성과 사이에 긴밀한 또는 비례적인 인과관계가 성립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직원이 밤을 새워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고 탁월한 영업 성과를 냈더라도, 글로벌 공급망이 마비되거나, 환율이 급등락하거나, 경기 자체가 침체하면 회사의 경영성과는 부진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직원의 노력과 경영성과 사이에는 상관관계가 존재할 수는 있지만, 법률 실무에서 말하는 인과관계로 연결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직원이 통제할 수 없는 외생적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한편 최근 상법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총주주(소액주주 포함)까지 확대하였습니다. 경영진의 주주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로, 주주가 회사의 주인으로서 이익잉여금을 유보하거나 배당을 자제함으로써 경영 결과에 대한 리스크를 감당하거나, 반대로 성과를 배분받는 주체이기 때문입니다.

이를 인과관계 또는 기여도 관점에서 보면, 근로자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과 주주에게 정당한 몫을 배분하는 것은 부딪히는 가치가 아닙니다. 투명한 기업 지배구조 아래에서 기업의 과실을 공정하게 나누는 동전의 양면과 같습니다.

공정성에 대한 논의의 장

지금 우리 사회를 뒤흔드는 경영성과급 갈등은 결국 ‘내 몫이 불공정하게 결정되었다’는 불만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무엇이 진짜 공정한 기준인지에 대한 최소한의 사회적 합의조차 이루지 못한 상태입니다. 경영성과급에 관한 소모적인 갈등은 매년 반복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보상 체계를 만들기 위해서 법조 실무에서 공정성을 저울질할 때 쓰는 방법론을 통해, 비교 대상의 획정와 인과관계의 범위에 대하여 노사가 함께 진지하게 고민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광장 노동산책]에서는 복잡하고 급변하는 노사 관계의 실타래를 가장 넓고 깊은 ‘광장’의 관점에서 풀어냅니다. 진창수 변호사는 법무법인 광장 노동그룹 그룹장으로 인사·노무 자문과 소송을 총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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