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성변호사회(여변)와 십대여성인권센터, 탁틴내일이 헌법재판소의 아동·청소년 성범죄 가중처벌 규정 위헌 결정을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세 단체는 26일 공동 성명을 통해 이번 결정이 "가해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는 국민의 요구에 대한 입법자의 결단을 헌재가 무력화시키는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법부의 온정주의와 맞물려 피해자 보호를 후퇴시키는 부작용을 낳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단체들은 강제추행의 경중에 따라 재판부가 집행유예부터 중형까지 재량을 갖고 선고할 수 있어야 한다는 취지에는 일정 부분 수긍하면서도, 이번 결정이 국민들에게 "국민들에게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에게 집행유예 가능성을 열어주라'는 메시지로 해석될 소지가 크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으로 아동·청소년 성범죄에 있어 사법부의 온정주의와 솜방망이 처벌이 굳어질 것"이라며 "아동 성범죄 전반의 실질 선고형이 하락하는 도구로 악용될 위험이 매우 크다"고 경고했다.
또 헌재가 결정문에서 언급한 양형기준 개선 과제는 이제 국회와 대법원이 떠안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단체들은 "아동 피해자 보호라는 헌법적 가치가 사법적 온정주의로 인해 후퇴하지 않도록 관련 기관의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후속 조치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헌재는 지난 21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8조 중 성폭력처벌법 제7조 제3항 관련 부분에 대해 재판관 7(위헌) 대 2(합헌)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해당 조항은 교육·의료기관 종사자 등 성범죄 신고의무자가 자신의 보호·감독 또는 진료 대상인 13세 미만 아동을 강제추행할 경우 법정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하도록 규정한다.
헌재는 위헌 결정 이유로 "강제추행죄는 폭행·협박이나 추행의 태양이 매우 다양하고 불법성의 경중 역시 상대적으로 가벼운 것부터 유사강간에 비견될 정도로 중대한 것까지 폭넓다"며 "신고의무자에 의해 범해진 경우에도 법정형의 폭을 넓게 해 행위의 개별성에 따라 맞는 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정우 한경닷컴 기자 krse905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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