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스프링스틴 급진 좌파 정치 싫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루스소셜을 통해 “비욘세는 무대에 올라 단 한 곡도 부르지 않고 해리스를 지지한 뒤 1100만 달러(약 154억 원)를 받았다”며 “후보가 연예인에게 공연비 명목으로 돈을 주고 지지를 유도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비욘세 외에도 U2의 보노,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도 지목하며 “그들도 많은 설명을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가수 스프링스틴에 대해선 “해리스가 스프링스틴에게 대선 캠페인에서 형편없는 공연을 해준 대가로 돈을 얼마나 줬는지 아느냐”며 이에 대한 수사를 지시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대선에서 해리스 선거 캠프는 비욘세와 윈프리 측에 각각 16만 5000달러, 100만 달러를 지급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금액은 무대 설치와 제작 비용 등에 한정된다고 설명했다. 비욘세의 모친 티나 놀스는 “비욘세가 자기 돈으로 비행기 표와 헤어·메이크업비까지 냈다”고 반박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연예인들은 지난해 대선 중 해리스를 공개 지지하거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냈다. 스프링스틴은 16일 영국 공연 중 “지금 미국에서 사람들이 표현의 자유와 반대 의사를 밝힌다는 이유로 탄압받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스프링스틴)를 한 번도 좋아한 적이 없고 그의 음악도, 그의 급진 좌파 정치도 싫어했다”고 응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진보 성향이 강한 미국 연예계와 불편한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AF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선 승리했지만 연예계에선 거의 지지를 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지난해 대선에서 트럼프 선거 캠프가 사전 허가 없이 비욘세의 ‘프리덤’을 유세 영상에 활용했다가 반발을 샀다.
미 온라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은 정적(政敵)을 수사하고 민주당의 모금 기관을 겨냥하기 위해 연방정부의 권력을 반복적으로 이용해 왔다”며 “연예인이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정적이 됐다”고 진단했다.● 트럼프 압박에 CBS방송 CEO 사퇴앞서 대선 승리 후 보복을 예고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에게 각을 세운 언론, 로펌 등에 대한 압박 혹은 제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3월 민주당과 가까운 로펌 퍼킨스 코이에 대해 정부계약 취소 및 연방건물 접근권 박탈을 명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영국 가디언은 “트럼프는 자신의 보복 의제를 수행하기 위해 법무부를 점점 더 많이 이용하고 있다”며 미 법조계에서 법무부를 트럼프의 ‘개인 로펌’이라고 부른다고 꼬집었다.
일부 비판적 언론과의 대립도 이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19일 미국 CBS의 웬디 맥마흔 최고경영자(CEO)가 트럼프 대통령 측과 타협하려는 소유주와의 갈등 끝에 CEO직에서 물러났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을 앞두고 CBS의 간판 시사프로 ‘60분’에서 해리스 전 부통령에게 불리한 발언이 편집됐다며 CBS를 상대로 200억 달러(약 28조 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올 1월 재집권한 뒤에도 CBS의 방송허가를 박탈하겠다고 압박했다. 이에 CBS 경영진과 모회사인 파라마운트가 트럼프 행정부와의 타협을 시도하자 ‘60분’의 수석 프로듀서 빌 오언스가 “독립적인 프로그램 운영이 불가능해졌다”며 지난달 사임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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