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 보고서
北, 탄도미사일-자주포-방사포 등
‘화물선→철도’ 경로 통해 제공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MSMT는 참가국들 정보를 취합해 북한의 포탄 관련 물자가 컨테이너 2만 개 이상 분량으로 2023년 9월부터 지원됐다고 보고서에 적시했다. 지난해 포탄 및 방사포탄 약 900만 발은 러시아 화물선을 통해 극동항구로, 이후 철도에 실려 중서부 탄약고로 옮겨지는 경로를 거친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170mm 자주포, 240mm 방사포 등 3개 여단이 사용 가능한 200대 이상의 중포도 지난해 러시아로 이전됐다.
이와 반대로 러시아는 북한에 지난해 11월 이후 적어도 한 대 이상의 방공무기 판치르급 전투차량을 비롯해 전파 교란 장치 등을 제공하고 사용법도 전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지난달 말 진수한 ‘북한판 이지스함’인 최현호(5000t급)에 탑재된 방공 시스템 형상이 판치르와 매우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러시아는) 탄도미사일 피드백과 유도 성능도 제공했는데 이는 모두 (대북제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북-러 무기 이전에 활용된 선박, 항공기 등 운송 수단과 이를 조력한 개인 및 단체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북한의 외화벌이 수단이자 대북제재 결의 위반인 북한의 대러 해외 노동자 송출도 지난해에만 약 8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MSMT는 올해 북-러가 상반기 수천 명의 추가 인력을 건설, 임가공업, 정보기술(IT), 의료 분야에 투입할 계획인 것으로 평가했다.외교부는 MSMT가 기존 전문가 패널과 달리 유엔 울타리 밖에서 활동하지만 보고서를 통해 확인된 북-러 군사협력 사례들이 향후 각국의 독자 제재에 활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MSMT에 참여하는 11개국은 이날 첫 보고서 발간 직후 “유엔 제재 체제의 핵심 요소로서 전문가 패널을 재설립하기 위한 대화의 기회는 여전히 열려 있다”면서도 “우리는 북한 관련 유엔 안보리 결의들을 완전히 이행하기 위한 공동의 의지를 강조한다”고 밝혔다.
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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