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랩 오작동? 새 충돌?…에어인디아 여객기 추락원인 추측 무성

5 days ago 6

단일 원인보다는 여러 원인 복합 작용 가능성에 무게
“드물지만 엔진 양쪽 모두 고장났을 수도…조류 많은 공항”

12일(현지시간) 인도 아마다바드에서 에어인디아 AI171편 보잉 787-8 드림라이너 여객기 이륙 직후 추락한 장면이 CCTV에 찍혔다. 출처=소셜미디어 엑스

12일(현지시간) 인도 아마다바드에서 에어인디아 AI171편 보잉 787-8 드림라이너 여객기 이륙 직후 추락한 장면이 CCTV에 찍혔다. 출처=소셜미디어 엑스
12일(현지시간) 인도 아마다바드에서 에어인디아 AI171편 보잉 787-8 드림라이너 여객기 이륙 직후 추락한 사고를 둘러싸고 그 원인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와 BBC 방송 등 여러 매체는 탑승자 242명 가운데 241명이 안타깝게 숨진 이번 사고 원인을 놓고 각종 가설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사고기는 아마다바드 사르다르 발라브바이 파텔 국제공항을 이륙한 지 30초 만에 공항으로부터 약 1.5㎞ 떨어진 주택가에 추락했다. 공개된 CCTV 영상에는 항공기가 기수가 들린 채 하강하는 모습이 포착됐는데, 이는 매우 이례적인 자세로 분석된다.

주요 가설로는 △플랩 오작동 △양쪽 엔진 고장 △조류 충돌 △이륙 설정 오류 등이 거론된다. 전문가들은 단일 원인보다는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항공기 날개 플랩 오작동 또는 미작동

다수의 전문가는 이륙 시 항공기 날개의 플랩이 제대로 펼쳐지지 않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플랩은 비행기의 날개에 장착된 가변형 구조물로, 비행 중에 날개의 양력을 증가시키거나 항력을 조절하는 데 쓰인다.

승객과 연료를 가득 실은 무거운 항공기가 고온 환경에서 이륙하려면 플랩 설정과 엔진 추력이 상당히 중요하다.사고 당일 아마다바드의 기온은 40도에 육박했는데, 고온에서는 공기 밀도가 낮아져서 양력 발생이 더 어려워진다. 만약 플랩이 제대로 펼쳐지지 않았다면 무거운 항공기가 고온 환경에서 이륙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을 수 있다.

다만 익명을 요구한 조종사는 BBC에 “플랩이 접힌 채로 이륙을 시도했으면 보잉 787의 이륙 설정 경고 시스템이 울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직 조종사인 마코 챈은 BBC에 “영상만으로는 단정할 수 없다”며 플랩 오작동은 매우 이례적이며, 만약 플랩이 제대로 설정되지 않았다면 조종사의 과실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륙 설정 오류 가능성

이륙 설정에 오류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문가 의견도 있다.

전직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조사관인 그레그 페이스는 NYT 인터뷰에서 ”플랩은 상대적으로 접힌 위치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항공기가 이륙 설정을 제대로 했는지 여부를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대형 항공기는 플랩을 일정 수준 이상 펼치고 이륙해야 하며, 이런 설정이 제대로 돼 있지 않으면 성능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안전 컨설턴트인 벤 버먼은 NYT에 ”조종사들이 보통 이륙 직후 항력을 줄이려 랜딩 기어를 빠르게 접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드림라이너처럼 크고 무거운 항공기의 브레이크는 매우 뜨거워질 수 있으며 조종사들이 이를 식히기 위해 랜딩 기어를 잠시 내려놓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그는 이륙 직후 심각한 문제로 인해 랜딩 기어를 올리지 못했을 수도 있다며 정확한 판단을 위해선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버드 스트라이크…”원래 새 많은 지역“

아마다바드 항공은 조류 충돌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BBC방송은 전문가들과 현지 조종사들을 인용해 이 공항 주변에 새가 항상 많다고 전했다.

인도 민간항공부 자료에 따르면 구자라트주에서는 5년간 462건의 조류 충돌 사고가 보고됐으며 대부분은 이 공항에서 발생했다.

조류가 엔진으로 빨려 들어가면 엔진 출력이 저하될 수 있으며 심각한 경우 엔진 고장을 유발한다.

보잉 787-8기 조종 경험이 있는 익명의 인도 조종사는 ”양쪽 엔진을 모두 잃었다면 조종사가 반응할 시간이 없었을 것“이라며 ”이 공항에는 항상 새가 많다“고 말했다.

다만 한 고참 조종사는 BBC 인터뷰에서 ”조류 충돌이 양쪽 엔진에 모두 영향을 미치지는 않으며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 경우는 드물다“고 말했다.

”드물지만 양쪽 엔진 동시 고장일 수도“

아주 드문 사례지만 항공기 양쪽 엔진이 동시에 고장 났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항공기 주 엔진이 모두 고장 나면 필수 시스템에 전력을 공급하는 비상용 램에어 터빈(RAT)이 작동하는데, 이 장치가 작동했는지 여부도 관건이다.

연료 오염이나 막힘으로 인한 연료 부족이 엔진 정지를 일으켰을 가능성도 언급된다. 엔진 문제가 원인일 가능성과 관련해 엔진 제조사인 GE에어로스페이스는 조사 지원팀을 인도에 파견하기로 했다.

마고 챈은 현재까지 공개된 영상만으로는 이중 엔진 고장을 시사하는 증거가 없다고 말했고, 항공 전문가인 모한 란가나탄 또한 BBC에 ”양쪽 엔진 고장은 아주, 아주 드물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본격적인 조사가 곧 시작될 전망이다. 인도 항공 당국이 주도하는 이번 조사에는 미국 NTSB와 연방항공청(FAA), 영국 항공사고 조사 당국도 기술 지원과 인력 파견 등에 나선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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