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광객 폭증에 초강수
최대 관광객 유입국 中·印 등
비자 발급 수수료 400% 대폭 인상
미국·한국 등 70개국은 무비자 유지
다카이치 정부의 ‘강경 이민 정책’ 일환
관광비자로 입국해 불법체류 불만 제기돼
일본 정부가 오는 7월부터 일부 국가 출신 관광객을 대상으로 비자 발급 수수료를 400% 이상 대폭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외국인 입국을 엄격하게 규제하려는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강경책이다.
48년 만의 수수료 인상… 중국·인도 등 타격 예상
2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다르면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19일 정례 브리핑을 통해 “인플레이션과 환율 변동 등의 요인으로 인해 48년 만에 수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이번 조치를 공식 발표했다.
단수 비자는 약 18달러에서 93달러(약 14만 원)로 인상되고, 복수 비자는 약 37달러에서 186달러(약 28만 원)로 인상된다. 적용 대상은 지난해 일본의 최대 관광객 유입국이었던 중국, 인도, 베트남 등 100여 개국이다. 한국은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미국을 포함한 약 70개국의 비자 면제국 출신 관광객들은 이번 수수료 인상 대상에서 제외되어 당분간 무료 입국이 가능하다. 다만 일본 정부는 2028년 도입을 목표로 전자여행허가제인 제스타(Jesta)를 준비 중이며, 해당 시스템의 수수료는 아직 미정이다.
자국민 여권 비용 보조 및 커지는 이민 규제
집권 자민당에 따르면, 이번 비자 수수료 인상으로 거둬들인 추가 수익은 일본 국민의 여권 발급 비용을 약 43달러 인하하는 데 보조금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2월 치러진 조기 총선에서 이민 문제와 중국의 경제·군사적 영향력 확대에 대한 강경한 입장을 내세워 유권자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압승을 거둔 바 있다. 자민당 일각에서는 일본 내 외국인 비율이 전체 인구의 3%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2021년 이후 유학생과 노동자 등의 수가 꾸준히 증가하자 “외국인들이 관광비자를 악용해 일본에 무단으로 체류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비자 지원 기관 고문이자 전 출입국재류관리청 관리인 기노시타 요이치는 “다카이치 정부의 초점이 불법 이민자 축소에서 ‘합법적인 외국인 거주자’ 규제로 이동했다”며 “외국인에 대한 이러한 가혹한 태도가 보수층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최근 비자 규정이 변경되면서 외국인들이 운영하던 소규모 식당들이 줄폐업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영주권 수수료 최대 30만 엔 폭등… 인권 단체 반발
이러한 기조의 연장선에서 다카이치 내각은 지난 3월, 체류 허가 수수료 인상을 골자로 하는 이민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존 약 60달러 수준이던 영주권 신청 수수료가 최대 30만 엔으로 급등하게 된다.
출입국재류관리청은 해당 수익을 외국인 대상 일본어 교육 등 지원 서비스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으나, 이 법안은 이민자 인권 단체와 도쿄·오사카 변호사회 등 법조계의 강력한 비판에 직면했다. 도쿄 변호사회는 성명을 통해 “영주권 취소 요건 완화 등 정부의 외국인 정책이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다”며 “수수료 인상은 외국인에게 갑작스럽고 과도한 부담을 주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오버투어리즘 논란과 외국인 관광객 감소 추세
다카이치 정부는 오버투어리즘(과잉 관광)과 불법 이민의 연관성도 꾸준히 제기하고 있다. 팬데믹 이후 국경을 재개방한 일본은 지난해 4260만 명이라는 기록적인 방문객을 맞이했으나, 쓰레기 무단 투기, 사유지 불법 주차, 종교 시설 혼잡 등으로 도쿄, 교토 등 현지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된 상태다.
다카이치 총리는 “관광이 일본 경제에 매우 중요하지만, 일부 외국인의 일탈 행위가 대중의 불안을 야기하고 있다”며 “외국인 혐오와는 명확히 선을 긋되, 불법 행위에는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일본 정부 관광국(JNTO)에 따르면 최근 외국인 입국자 수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5월 외국인 방문객은 전년 동월 대비 3.6% 감소했으며, 특히 양국 간 외교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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