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온체인 금융, 시장 열린 뒤 준비하면 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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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도현 가천대 금융수학과 교수·파이랩테크놀로지 대표] 앞선 두 글에서 금융의 운영체제가 온체인으로 이동하고 있으며, 정부는 새로운 금융을 안전하게 시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썼다. 마지막 질문은 금융회사에 돌아간다. 증권사들은 지금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나는 세 가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먼저 5년 뒤 온체인 금융에서 우리 회사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그 다음 그 역할에 필요한 사람과 기술, 기존 금융과 온체인을 연결하는 능력을 회사 안에 쌓아야 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하다. 작은 것이라도 실제 거래를 계속 해봐야 한다. 온체인 금융은 규제가 완성된 뒤 IT회사에 시스템 하나 발주한다고 몇 달 만에 만들 수 있는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해외 금융회사들이 걸어온 길을 보면 이 점이 분명해진다. 로빈후드는 8년에 걸쳐 플랫폼을 만들었다. 가장 흥미로운 사례는 로빈후드다. 지금의 로빈후드를 보면 주식 토큰과 자체 블록체인을 한꺼번에 만들어낸 회사처럼 보인다. 실제로는 8년에 걸쳐 한 층씩 쌓았다. 출발은 2018년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거래였다. 이후 고객이 가상자산을 외부로 보내고 받을 수 있게 했고, 자기수탁형 웹3 지갑을 만들었다. 단순히 앱 안에서 코인 가격을 사고파는 데서 벗어나 고객을 실제 블록체인과 연결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다음은 해외시장과 인프라였다. 글로벌 서비스를 확대하고 2025년에는 비트스탬프(Bitstamp)를 인수했다. 이를 통해 50개가 넘는 글로벌 라이선스와 등록, 기관고객, 유동성, 거래 인프라를 확보했다. 그리고 나서야 주식이 등장했다. 2025년 유럽에서 미국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에 연동된 주식 토큰을 내놓았고, 실물자산 토큰화를 위한 자체 블록체인 로빈후드 체인을 발표했다. 2026년 2월 테스트넷을 열었고 7월에는 메인넷을 가동했다. 현재 주식 토큰은 120개가 넘는 국가의 적격 이용자에게 제공되고, 지갑에 직접 보유하면서 거래하거나 대출·담보 같은 다른 온체인 서비스와 연결할 수 있도록 확장되고 있다. 시간 순서로 보면 훨씬 이해하기 쉽다. 거래에서 시작해 지갑을 만들고, 글로벌 규제와 기관 인프라를 확보하고, 그 위에 주식 토큰을 올리고, 마지막에는 자체 금융 네트워크까지 만들었다. 8년이 걸렸다. 물론 로빈후드가 2018년부터 지금의 모습을 모두 설계했다고 볼 수는 없다. (사진=제미나이)중요한 것은 다른 데 있다. 그 과정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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