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아까워” 배달시키더니 팝업엔 오픈런…시간도 ‘골라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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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 직장인 김정연 씨(39·가명)는 지난달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진행된 한 출판사의 팝업스토어 매장에 다녀왔다. 그는 사람이 몰리는 시간에 가면 2시간 넘게 기다렸다는 소셜미디어의 후기를 봤기 때문에 ‘오픈런’을 하기로 마음 먹고 매장이 여는 시간보다 1시간이나 일찍 도착했다. 김 씨보다 이른 시간에 온 이들도 적지 않았다.김 씨는 평소 시간 효율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다. 가격이 조금 비싸도 새벽에 배송되는 신선식품으로 아침 식사를 해결한다. 세탁, 청소 등의 서비스를 이용할 때도 있다. 팝업 매장에 입장하기 위해 1시간 일찍 도착하는 사람과 시간을 아끼는 대가로 돈을 지불하는 사람 모두 같은 사람이다.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보고서 ‘시간은 아껴 쓰는 것이 아니라 골라 쓰는 것’에서 이런 엇갈린 행동이 비일관적인 소비가 아니라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편의 추구와 대기 감수는 충돌하는 성향이라기보다 기대 가치와 마찰 비용을 다르게 평가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가치가 낮다고 판단한 반복 작업에는 돈을 써서 시간을 줄이고, 가치가 높다고 여기는 희소한 경험에는 기꺼이 시간을 쏟는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시간이 없어서가 아니라, 원하지 않는 일에 시간이 쓰이는 것을 견디지 못한다는 분석이다.편의성은 이미 구매의 필수 조건이 됐다. 물류기업 DHL이 29개국 온라인 쇼핑객 2만9000여 명을 조사한 결과 78%는 선호하는 배송 방식이 없으면 구매를 포기하겠다고 답했다. 원하는 반품 방식이 없으면 구매를 철회하겠다는 응답도 73%였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 조사에서는 미국 소비자의 77%가 편의성을 구매 결정의 핵심 조건으로 꼽았고, 필요하면 구매 금액의 평균 5%를 더 낼 의향이 있다고 했다.일상에서 먼저 외주화하는 부분은 부정적인 기분을 유발하는 활동이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생활시간조사에서 한국인은 일·출퇴근과 함께 청소·식사 준비를 가장 부정적인 기분을 유발하는 활동으로 꼽은 반면, 식사와 대면 교제, 걷기·산책은 가장 긍정적인 활동에 올랐다. 보고서는 “부정적 기분을 유발하는 반복 작업이 외주화 대상이 됐다”고 분석했다.시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기를 대신해 주는 시장도 커졌다. 티켓 양도 플랫폼 티켓베이 이용자 2036명 중 89%는 재판매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물론 그늘도 짙어졌다. 국세청은 지난해 11월 200억 원 이상의 암표를 유통한 전문 암표상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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